내 생각에 지금 서울 주택시장의 핵심은 “집이 부족하다”보다 더 정확하게는 “사람들이 살고 싶어 하는 형태의 집이 부족하다”이다. 서울 외곽의 오래된 빌라, 지방의 구축 아파트, 교통이 불편한 비선호 주택은 시간이 갈수록 약해질 수 있다. 반대로 직장, 학군, 병원, 상권, 교통, 안전, 커뮤니티가 붙어 있는 서울과 수도권 핵심지의 주거 수요는 쉽게 꺾이지 않는다. 결국 앞으로의 부동산 투자는 ‘집의 개수’가 아니라 ‘수요가 끝까지 남는 집’을 고르는 싸움이 된다.
박원순 시장 시절의 재개발·재건축 규제와 뉴타운 출구전략은 서울 공급 문제의 중요한 배경으로 볼 수 있다. 2012년 이후 서울의 정비구역을 대규모로 재검토하고, 주민 동의에 따라 해제하거나 일몰제로 사업을 멈추게 하는 방식이 확대되었고, 그 결과 총 393개 정비구역이 해제됐다는 분석이 있다. 당시에는 과도한 뉴타운 지정, 주민 부담, 원주민 내몰림 문제를 줄이겠다는 명분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부작용은 서울 신축 아파트 공급 부족으로 돌아왔다. 정비사업은 인허가부터 입주까지 7~10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과거에 멈춘 사업의 결과가 지금의 입주 물량 부족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물론 공급절벽의 원인을 박원순 시절 규제 하나로만 설명하면 부족하다. 문재인 정부 시기의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 분양가상한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다주택자 세제 강화, 이후의 고금리·공사비 상승·PF 경색까지 모두 겹쳤다. 재건축·재개발은 단순히 “허가만 내주면 되는 사업”이 아니다. 조합원 분담금, 시공사 수익성, 일반분양가, 금융비용, 세금, 이주비 대출이 모두 맞아야 움직인다. 그래서 서울 공급 부족은 특정 정치인의 책임이라기보다, 10년 이상 누적된 “정비사업 억제 + 사업성 악화 + 금융환경 변화”의 합작품으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이재명 정부 들어서도 시장의 긴장은 쉽게 풀리지 않고 있다. 2025년 10월 15일 정부는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고, 같은 범위의 아파트 및 일부 연립·다세대주택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었다. 또 수도권·규제지역의 고가 주택에 대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차등 적용하고, 스트레스 금리를 높이며, 1주택자의 수도권·규제지역 전세대출 이자상환분을 DSR에 반영하는 등 금융 규제를 강화했다.
문제는 이런 규제가 매매 수요는 누를 수 있어도, 전월세 수요를 없애지는 못한다는 점이다. 사람이 서울 직장을 다니고, 아이가 서울 학교를 다니고, 부모가 서울 병원을 이용해야 한다면, 매매가 막힌 사람은 임차시장으로 간다. 대출이 막히면 매수 대기자는 전세로 남고,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확대되면 갭투자는 줄지만 동시에 임대용 매물의 회전도 둔해진다. 다주택자에게 보유세·양도세 부담이 커지고 비거주 1주택자에게 실거주 요건이 강화될 경우, 시장에 매물이 나올 수도 있지만 반대로 기존 전세 물건이 실거주 전환되거나 월세화될 가능성도 생긴다. 즉 규제는 매매가격을 누르는 동시에 전월세 가격을 밀어 올리는 역설을 만들 수 있다.
이미 전세시장은 그 신호를 보이고 있다. 2026년 5월 말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연초 이후 3.68% 상승했고, 전세가격도 3.47% 상승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특히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116.1로 상승했는데, 이 지수는 100을 넘을수록 집을 구하려는 사람이 집을 내놓는 사람보다 많다는 뜻이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준공 물량과 착공 물량도 전년 대비 크게 줄어, 신축 입주 물량 감소가 전세 물량 부족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 지점에서 중요한 결론이 나온다. 이재명 정부 동안 집값은 “전국 동반 상승”보다는 “서울·수도권 핵심지와 비핵심지의 양극화”로 갈 가능성이 높다. 강남권 초고가 주택은 세제 개편, 대출 규제, 토지거래허가구역, 보유세 강화 가능성에 따라 단기 조정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강북 중상급지, 한강벨트 주변, 주요 업무지구 접근성이 좋은 중가 아파트, 서울 전세가 부담으로 매매 전환이 가능한 수도권 핵심지는 오히려 전월세난의 수혜를 받을 수 있다. 실제로 규제 강화 이후에도 중저가 지역은 전세 부족과 가격 상승 때문에 임차인이 매수로 돌아서는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도 공급 부족을 알고 있다. 그래서 단기 공급 대책으로 매입임대와 비아파트 공급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2026~2027년 수도권에 매입임대주택 9만 호를 공급하고, 그중 6만 6000호를 서울·경기 규제지역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전월세 시장 안정을 위한 대책이다. 동시에 비아파트 공급 정상화, 신축매입 약정, PF 보증, 공사비 지급 방식 개선 등을 통해 민간 사업자의 착공을 유도하겠다는 방향도 제시했다.
또 정부는 도시형생활주택, 프리미엄 원룸,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공급을 늘려 2026~2027년 4만 1000호, 2030년까지 11만 호를 공급하고, 수도권 아파트 10만 호의 조기 착공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2022~2024년 PF 위기와 공사비 상승으로 주택 착공이 크게 위축됐다는 점도 정부가 인정하고 있다.
다만 이 대책이 서울 아파트 가격을 바로 안정시키기는 어렵다.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매입임대와 도시형생활주택은 청년·1인 가구·저소득 임차인에게는 도움이 되지만, 3~4인 가족이 원하는 “서울 역세권 신축 아파트”를 대체하기 어렵다. 둘째, 비아파트 공급은 전세사기 이후 신뢰가 낮아졌고, 사람들은 여전히 아파트를 더 안전한 주거자산으로 본다. 셋째, 지금 부족한 것은 단순 주택 수가 아니라 “입지가 좋은 신축 또는 준신축 아파트”다. 따라서 정부가 비아파트를 빠르게 늘려도 서울 아파트의 희소성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시는 정비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를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 민간 정비사업에도 법적 상한 용적률의 최대 120%를 적용하고, 용적률 완화에 필요한 임대주택 비율을 낮추며, 재개발 조합설립 동의율 완화, 통지기간 단축, 수의계약 요건 완화 등을 요청했다. 이는 결국 서울의 실질적 공급 수단이 재개발·재건축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그런데 여기서 투자자는 냉정해야 한다. 재건축·재개발은 장기적으로는 공급을 늘리지만, 단기적으로는 이주 수요를 만들고 전월세난을 심화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대규모 재건축 단지가 이주를 시작하면 그 지역 주변 전세가격이 먼저 오른다. 이후 착공과 준공까지 몇 년이 걸린다. 즉 서울 정비사업은 장기 공급대책이면서 동시에 단기 전세불안 요인이다. 그래서 이재명 정부 동안 공급 확대 정책이 발표되더라도, 실제 입주 물량이 충분히 나오기 전까지는 전월세 가격이 쉽게 안정되기 어렵다.
그렇다면 앞으로 집값은 어떻게 될까. 내 전망은 이렇다. 2026~2028년은 서울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의 하방을 지지하는 구간이 될 가능성이 높다. 매매가격이 급등하지 않더라도 전세가 오르면 갭이 줄고, 무주택 실수요자는 “이럴 바엔 사자”는 판단을 하게 된다. 특히 서울 중저가 아파트, 수도권 핵심 역세권, 직주근접 지역은 전세난이 매수 전환을 자극할 수 있다. 반대로 대출 의존도가 높고 가격이 이미 과도하게 오른 초고가 단지는 세금·대출·토허제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다.
2028~2030년은 공급 정책의 실제 실행 여부가 시장을 가르는 구간이다. 9·7 공급대책, 1·29 후속대책, 비아파트 공급, 매입임대, 3기 신도시, 정비사업 규제 완화가 실제 착공으로 이어지면 시장은 점차 안정될 수 있다. 그러나 착공이 지연되거나, 공사비가 계속 오르거나, 조합원 분담금 문제로 정비사업이 멈추면 서울 핵심지의 신축 희소성은 더 강해진다. 정부가 “공급하겠다”고 말하는 것과 “입주가 시작된다”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
2030년 이후는 인구보다 가구구조가 더 중요하다. 통계청 장래가구추계에 따르면 전국 총가구는 2041년 2437만 2000가구를 정점으로 감소하고, 2052년에는 2327만 7000가구가 될 전망이다. 1인 가구 비중은 2022년 34.1%에서 2052년 41.3%로 늘고, 1·2인 가구는 2052년 전체의 76.8%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서울만 보면 더 흥미롭다. 서울 가구 수는 2022년 408만 가구에서 2052년 397만 가구로 줄어들 전망이다. 전국적으로는 경기, 서울, 인천이 여전히 가구 수 상위권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서울 역시 장기적으로는 가구 수 감소를 피하기 어렵다. 또 2052년에는 모든 시도에서 1인 가구가 가장 주된 가구유형이 될 전망이다.
이 숫자를 투자 관점으로 해석하면 답은 명확하다. 앞으로는 “넓은 집이면 무조건 좋다”가 아니다. 4인 가족 중심의 대형 평형 수요는 점차 약해지고, 1~2인 가구와 고령 가구가 선호하는 입지와 상품성이 중요해진다. 하지만 그렇다고 원룸이나 오피스텔이 무조건 유망하다는 뜻도 아니다. 한국의 주거자산 시장에서 아파트는 여전히 금융 접근성, 환금성, 담보가치, 관리 안정성, 커뮤니티, 선호도 측면에서 가장 강한 상품이다. 따라서 핵심은 “작아지는 가구구조에 맞는 아파트”를 고르는 것이다.
앞으로 유망한 주거용 부동산의 첫 번째 조건은 직주근접이다. 서울에서는 강남, 여의도, 광화문·종로, 마곡, 성수·판교 접근성이 좋은 곳이 계속 강하다. 직장이 줄어드는 도시는 주거 수요도 줄지만, 일자리가 모이는 도시는 인구 감소 속에서도 수요가 남는다. 특히 맞벌이, 1인 가구, 신혼부부는 출퇴근 시간을 돈처럼 계산한다. 세대수가 감소할수록 사람들은 더 넓은 외곽보다 더 편리한 중심지를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
두 번째 조건은 역세권이다. 단순히 지하철역이 가까운 정도가 아니라, 주요 업무지구까지 환승 없이 접근 가능한 노선이 중요하다. GTX, 9호선, 신분당선, 2호선, 5호선, 7호선, 공항철도, 경의중앙선 일부 핵심지는 계속 봐야 한다. 다만 교통 호재만 믿고 아직 수요가 증명되지 않은 외곽을 사는 것은 위험하다. 교통망은 가격에 선반영되는 경우가 많고, 개통 지연도 흔하다. 교통 호재는 “이미 수요가 있는 지역의 가치를 더 높이는 요소”로 봐야지, “수요 없는 지역을 살리는 마법”으로 보면 안 된다.
세 번째 조건은 신축 또는 신축화 가능성이다. 서울에서는 새 아파트가 귀하다. 정비사업이 어렵고 공사비가 비싸질수록 신축의 프리미엄은 커진다. 다만 이미 너무 비싼 신축을 무리하게 추격하기보다는, 입지가 좋은 구축 중에서 재건축·리모델링·주변 정비사업 효과를 받을 수 있는 단지를 보는 것이 현실적이다. 특히 용적률, 대지지분, 사업성, 조합 진행 단계, 주변 시세, 일반분양 가능성을 봐야 한다. 재건축은 “오래됐다”가 아니라 “사업성이 있다”가 핵심이다.
네 번째 조건은 1~2인 가구가 살기 좋은 중소형 평형이다. 앞으로 가장 안정적인 수요는 전용 59㎡, 74㎡, 84㎡ 중에서도 입지가 좋은 상품에 몰릴 가능성이 높다. 1인 가구라고 해서 모두 원룸에 살고 싶어 하지는 않는다. 소득이 있는 1인 가구는 방 하나를 침실로, 하나를 서재나 작업실로 쓰고 싶어 한다. 고령 부부도 병원, 상권, 지하철이 가까운 59~84㎡ 아파트를 선호할 수 있다. 반대로 외곽 대형 평형은 관리비, 유동성, 세금 측면에서 장기적으로 불리할 수 있다.
다섯 번째 조건은 임대수요의 질이다. 앞으로 임대시장은 단순히 월세가 나가느냐보다 “누가 임차인이냐”가 중요해진다. 대학가 원룸은 공실 리스크와 건물 노후화 리스크가 있고, 지방 산업단지 배후지는 기업 경기와 인구 유출에 취약하다. 반면 대기업 업무지구, 병원, 연구단지, 공공기관, 대학교, 교통 환승지 주변은 임차수요가 비교적 안정적이다. 특히 서울 마곡, 성수, 판교 접근권, 강남 출퇴근권, 여의도 접근권, 광화문 접근권은 장기 임대수요가 버틸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자산을 봐야 할까. 첫째, 서울 안에서는 “정비사업 가능성이 있는 역세권 구축 아파트”가 가장 정석적이다. 단, 무조건 강남 재건축만 보라는 뜻은 아니다. 이미 가격에 기대감이 과도하게 반영된 곳은 수익률이 낮을 수 있다. 오히려 성동, 동작, 마포, 영등포, 광진, 강동, 양천, 노원 일부 핵심지처럼 직주근접·학군·교통·정비사업 중 하나 이상이 붙은 지역을 봐야 한다. 핵심은 가격이 아니라 “10년 뒤에도 사람들이 들어오고 싶어 하는가”이다.
둘째, 수도권에서는 서울 접근성이 검증된 역세권 아파트를 봐야 한다. 분당, 과천, 광명, 하남, 판교 접근권, 구리·남양주 일부, 고양·김포·부천 중 서울 출퇴근이 확실한 지역은 계속 수요가 남을 수 있다. 다만 수도권은 지역별 차이가 극심하다. 같은 GTX 호재라도 역과의 거리, 배차, 환승, 주변 일자리, 학교, 상권에 따라 가치가 완전히 달라진다. 수도권 투자는 서울보다 더 냉정하게 “출퇴근 시간”과 “실거주 만족도”를 계산해야 한다.
셋째,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은 선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정부가 비아파트 공급을 늘리려는 만큼 공급량이 증가하면 희소성이 떨어질 수 있다. 또 아파트보다 대출, 세금, 관리비, 감가상각, 매도 유동성에서 불리한 경우가 많다. 다만 강남·여의도·마곡·성수·판교 등 고소득 임차수요가 확실한 곳의 준신축 소형 주거상품은 월세형 현금흐름 자산으로 의미가 있다. 즉 비아파트는 시세차익형이 아니라 현금흐름형으로 접근해야 한다.
넷째, 지방 부동산은 더 보수적으로 봐야 한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먼저 나타나는 지역에서는 중심지와 비중심지의 격차가 빠르게 벌어진다. 지방에서도 광역시 핵심 역세권, 대형 병원·대학·산업단지 배후, 신축 브랜드 대단지는 버틸 수 있다. 그러나 외곽 구축, 공급 과잉 지역, 일자리 감소 지역은 장기적으로 위험하다. 앞으로는 “싸다”는 이유만으로 지방 부동산을 사면 안 된다. 싸다는 것은 수요가 약하다는 뜻일 수도 있다.
내가 보는 가장 좋은 전략은 “서울 또는 서울 접근 핵심지의 실거주 겸 투자”다. 세대수 감소가 오기 전까지 앞으로 10년은 마지막 선별 상승장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 시기에는 아무 집이나 오르는 장이 아니라, 좋은 집만 더 강해지는 장이 될 것이다. 따라서 투자자는 여러 채를 많이 들고 가기보다, 규제와 세금을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 가장 좋은 입지의 주거자산을 압축해야 한다. 과거처럼 다주택 레버리지로 외곽 여러 채를 사는 전략은 정책 리스크와 공실 리스크가 커졌다.
특히 다주택자 규제가 강한 환경에서는 “똘똘한 1채” 선호가 더 강화될 수 있다. 정부가 다주택자와 고가주택 보유자에 대한 보유세 강화, 장기보유특별공제 실거주 요건 강화, 비거주 1주택자 혜택 축소 등을 검토하는 방향이 계속 언급되는 상황에서는, 사람들은 여러 채보다 한 채를 더 좋은 곳으로 옮기는 선택을 하게 된다. 이 흐름은 서울 핵심지의 가격을 더 단단하게 만들고, 비핵심지의 유동성을 약하게 만들 수 있다.
결론적으로 이재명 정부 동안 서울 주택시장은 규제 때문에 단기 조정을 받을 수 있지만, 전월세난과 공급 부족 때문에 핵심지 가격이 쉽게 무너지기는 어렵다. 세금과 대출 규제는 수요를 억제하지만, 공급을 즉시 늘리지는 못한다. 전세 물량 감소는 임차인을 매수자로 바꿀 수 있고, 신축 입주 부족은 기존 아파트의 희소성을 높일 수 있다. 정부가 비아파트와 매입임대를 늘리더라도, 서울 핵심 아파트 수요를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
앞으로의 투자 방향은 분명하다. 인구 감소를 두려워하되, 그 전에 나타나는 가구 분화와 입지 양극화를 봐야 한다. 2040년대 이후 전체 가구 수가 줄어드는 시대가 오면, 부동산은 더 이상 평균적으로 오르기 어렵다. 하지만 그 전까지는 사람들이 마지막까지 선택하는 주거지가 더 비싸질 수 있다. 그래서 지금부터는 “어디든 사두면 오른다”가 아니라 “인구가 줄어도 살아남을 집만 산다”가 맞다.
그 집은 대체로 서울 또는 서울 접근성이 확실한 수도권에 있고, 역세권이며, 직주근접이고, 1~2인 가구와 고령 가구가 살기 편하고, 신축 또는 신축화 가능성이 있으며, 임대수요가 안정적인 아파트일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의 부동산 투자는 면적이 아니라 시간, 즉 출퇴근 시간과 생활 편의성을 사는 게임이 된다. 그리고 서울에서 그 시간의 가치는 인구가 줄어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따라서 지금 우리가 준비해야 할 방향은 무리한 다주택 확장이 아니다. 좋은 입지의 한 채를 확보하거나, 현재 보유 주택 중 비핵심 자산을 정리해 핵심 입지로 갈아타는 전략이다. 장기적으로는 세대수 감소가 시작되기 전에 수요가 끝까지 남을 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압축해야 한다. 서울 부동산의 미래는 “전체 인구 감소”보다 “선택받는 주거지의 희소성”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그리고 그 희소성은 앞으로 더 냉정하게 가격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댓글 남기기